서울경제 2019-11-18 강동효 기자 부동산 관련 IT업무에 뒤처져 감정평가법인을 그만두고 창업선택 국토부 실거래지도에 거래가격 연동 소비자가 알기 쉽고 서비스 구성 방대한 DB 입소문을 찾는 사람이 늘면서 비정상적인 토지거래를 계속 찾아 기획부동산에 피해를 보는 일을 없앨 것이다.
“불과 3년 전까지는 부동산 관련 정보 기술(IT)분야가 너무 뒤지고 있었습니다. 감정 평가 법인에서 데이터를 관리하는 프로그램조차 없어 못쓸 정도였습니다”라고 밸류 맵의 김·봄징 대표(사진)이 감정 평가 법인을 그만두고 창업을 선택한 이유다. 밸류 맵은 국토 교통부 토지 실거래가 시스템에 IT를 융합시키고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부동산과 IT를 조합한 “프롭텍”의 일종이다. 그는 최근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감정 평가 법인으로 믿고 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생각에서 창업하게 됐다”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만들고 있는 프롭텍 기술은 기획 부동산을 감시하는 데도 한몫 했다. <사범 대학생이 CEO가 될 때까지>그는 교육학을 전공하던 평범한 사범 대학생이었다. 교사라는 안정적인 진로 대신 전문성을 갖춘 일을 하고 싶어서 감정 평가사 준비를 시작했다. 4년여 공부한 뒤 합격증을 따냈다. 이후 감정 평가 법인에 입사하고 기업 평가와 컨설팅 업무를 담당했다.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게 된 것은 감정 평가 업계의 IT업무가 너무 늦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평가 업계가 사실 데이터를 엄청나게 다루는 데 간단한 데이터 솔루션만 제대로 쓰지 않았다”로서 “개발자인 친구 한명과 회사를 구성 프로그램을 개발했지만 결과적으로 감정 평가 법인의 선택을 받지 못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차피 부동산 IT사업에 뛰어든 만큼 다른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로 했다. 토지 거래 정보를 일반인에게 제공한다는 아이디어였다. “일반인은 실거래가 정보를 보고도 지번이 없는 정보를 정확히 알 수 없지요. 이 때문에 토지 시장은 공인 중개사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게 되고, 기획 부동산 같은 문제점이 발생하게 되었습니다”밸류 맵은 이렇게 2017년 7월에 처음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토부가 제공하는 토지 실거래 가격 시스템을 바탕으로 지도에 거래 가격을 연동시키고 소비자가 알기 쉽게 구성했다.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토지의 실거래가로 지번이 공개되지 않아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김 대표는 자체 개발한 데이터 분석 알고리즘으로 지번을 일일이 찾아냈다. 도로 조건·용도 지역·거래 면적 등의 정보를 알아낸 뒤 해당 토지를 찾아내는 방식이다. 그는 “땅이 분할·합필. 받은 지번이 바뀌기도 한다 등 모든 어려운 점이 많았지만, 정제률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정확도를 높였다”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찾아낸 데이터가 무려 400만건이었다. 서비스 개시 때부터 방대한 데이터베이스(DB)을 보유한 덕분에 소문은 급속히 번졌다. 포털 사이트의 부동산 거래 서비스 대신, 밸류 맵을 찾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다. <토지 거래 투명화에 기여> 그러자 이번에는 새로운 난관이 발생했다. 토지 정보의 비대칭성에 의해서 이익을 챙긴 측의 거센 항의를 하기 시작했다. 대구의 한 지역 주택 조합 조합장은 직접 사무실을 찾아와서 항의하기도 했다. 거래 가격이 공개되면 앞으로 토지를 추가 구입에 애로를 겪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 대표는 “개인 정보 보호 법에 위반하는 내용도 아니고 오히려 거래 투명화로 정보의 비대칭성을 줄일 수 있다”으로 밀어붙였고 결국 현재의 사업의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 요즘은 정보를 지우고 달라는 요청부터 거래가 이루어진 것, 정보를 꼭 넣어 달라는 요청이 훨씬 많다. 그는 “부동산 업계 뿐만이 아니라 금융 업계에서도 가치 맵 정보 시스템을 많이 활용하고 있다”로서 “정보를 제공하는 게 유리한 만큼 밸류 맵에 거래를 넣어 달라는 요청이 잘 들어온다”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밸류 맵은 월간 순수 이용자 수(MAU)이 35만명, 페이지 뷰는 253만건에 이른다. 토지 관련 정보 업체 중에서는 국내 최고 수준이다. 밸류 맵의 성장세가 명확하게 되면 금융 기관에서도 러브콜이 들어왔다. IBK기업 은행이 대표적이다. IBK기업 은행은 직접 주주로 참여하고 은행 부동산 서비스를 밸류 맵 시스템에서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무료 정보 제공에 공적 서비스까지>그는 가치 맵에서 구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공적 서비스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기획 부동산에 대한 경고다. 그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실제 거래가 열린 18만 1000여건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만 1600여건의 거래가 수상하다고 판단했다. 이들의 거래는 특정 지번의 땅이 일정 규모로 반복하는 매매되는 형태였다. 주로 제3기 신도시 개발 예정지와 수도권 광역 급행 철도(GTX)예정지, 남북 경협 후보지 등 각종 주제가 심한 지역이었다. 그는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금 흙동 산 일대는 등기의 소유자가 3,000명을 넘는다”로 “여기는 제3판교 테크노 밸리 개발 예정지와 입소문을 탄 곳이지만 등기 소유자가 많고 개발할 수 없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경기도 의정부 가수동 용인 처인 양지면 인천 중구 구름 복동 등도 등기 소유자가 수백명에 이르지만, 기획 부동산이 의심되던 “이라며”기획 부동산이 판매하는 땅은 개발이 어려운 임야나 벨트인 경우가 많은 지분 분할이 심한 땅이 사실상 구속되게 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4월, 밸류 맵에서 이런 자료를 언론에 배포하면 경기 경찰청과 지방 자치 단체가 조사에 나서면서 토지 거래 허가 지역에 내놓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김 대표는 “기획 부동산은 다수의 피해자를 양산하는 사기 수법”이라며”앞으로도 이런 비정상적인 토지 거래를 지속적으로 찾아내공적 서비스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물건 정보에 VR서비스를 선 보인다>밸류 맵의 현재의 모든 서비스는 무료이다. 수익 모델은 어떻게 만들어 갈까. 김 대표는 연말까지 매물 정보 서비스와 가상 현실(VR)서비스를 결합한 “밸류 윙스”을 선 보일 계획이다. 이 서비스는 360번 항공·지상 촬영을 통하여 VR기기에서 공간 정보를 알아볼 수 있는 모델이다. 예를 들어 경기도 평택 일대의 한 공장이 부동산 매물로 나온 경우, 매입을 고려하는 사람들은 현장을 직접 방문해야 한다. 그러나 VR기기를 착용하고 가치 윙스 시스템을 가동하면 마치 공장 한가운데에 있는 것처럼, 모든 각도로부터 건물과 토지 현황을 조사할 수 있다. 그는 “미국의 경우, 고가 주택의 3분의 1가량이 거래 상담을 하는데 이런 드론 VR영상을 활용하고 있다”로서 “밸류 윙스 VR이 최저 비용으로 구매자와 판매자를 연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밸류 윙즈와 관련, 현재의 부동산 판매자로부터 일정 부분 수수료를 받을 생각이다. 감정사 출신인 만큼 그는 인터뷰 말미에 한국 토지 평가 제도에 대해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김 대표는 “우리 땅 평가 제도가 대만·미얀마 등에 수출할 정도로 선진적이나마 개선해야 할 점도 많다”로서 “표준 땅값이 현재 50만필지 정도이지만, 지나치게 적은 표준지를 바탕으로 개별지 가격을 정하는 방식의 기초 데이터가 너무 낡은 현실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표준지를 상당수 교환했으며 표본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공시 가격의 급격한 현실화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정부가 최근 공지가 현실화를 목표로 매년 상승률을 지나치게 올리지만 지금도 역시 문제라고 본다”로 ” 묵은 과제를 한꺼번에 끝내겠다는 생각으로 급격하게 올린 결과 각종 잡음이 생기는 “이라고 덧붙였다. /강·동효 기자 [email protected]사진=가, 허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