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등학생 때 처음으로 입에서 노란색 쌀알 같은 이물질이 나왔다.처음에는 ‘코딱지가 넘어왔나?’ 싶어 손으로 맞고 나니 악취가 풍겨왔다.이 때문에 간혹 이물감도 느껴지고 입에서 잘 생성되는 느낌이었지만 토해 버릴 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성인이 돼서야 그게 편도결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그리고 그게 입냄새의 주된 원인이라는 것도. 편도결석을 모를 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인식해보니 그렇게 불편했다.결국 편도수술을 받기로 결심!
편도수술을 받으려면 일단 의사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제주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그동안 편도결석으로 받은 고통을 이야기하자 바로 수술 날짜를 잡아주셨다.
- 편도사진 싫어*
나의 양쪽 편도사진..후후.이렇게 편도에 구멍이 난 곳에 음식이 끼게 되고 그것이 썩어 편도결석이 된다고 한다.
수술은 2박 3일 입원으로 이뤄진다고 한다.수술을 받기 전 미각, 혈액 등 다양한 검사를 받는다.
입원하려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음성이 확인돼야 했다.신속항원검사 입원 전 24시간 이내, PCR검사는 48시간 이내에 받으면 된다.
보건소는 음성확인서를 더 이상 발급하지 않는 대서니시 자택 인근 이비인후과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받기로 했다.이 과정에서 처음 알게 된 사실!* 신속항원검사도 병원마다 가격이 다르다.(5,000~30,000원 사이 정도로 파악됐다.) 내가 알아본 바로는 일도 연세대학교 이비인후과가 5,000원으로 가장 저렴하고 거기서 검사를 받는다.
검사 후 바로 음성확인서를 받을 수 있다.
입원 첫날 오후 4시에 입원 수속을 밟는다.밤 12시부터는 단식이라고 해서 저녁 7시경 마지막 저녁식사를 한다.
수술 당일 아침 수술복으로 갈아입고 수술실로 이동한다.수술은 오전 8시 30분에 시작됐고, 정신을 차려보니 오전 10시였다.전신마취로 진행되는 바람에 통증도 모르고 끝났다.
수술 후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는 단식이라고 한다.이후에도 차가운 중음이나 아이스크림 정도를 먹을 수 있다고 하며, 바로 먹을 때는 속이 울렁거릴 수 있어 많이 먹지 말라고도 한다.편도 수술 후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며 특히 먹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스스로 먹은 것과 느낌을 정리해 본다.
편도 수술 첫째 날
오후 2시 30분 – 투게더아이스크림 오후 5시 30분 – 찬미움, 연두부, 간장, 두유 (병원에서 제공) 오후 7시 – 투게더아이스크림
진동제 덕분에 통증은 없었지만 목이 메인 듯한 기분+목소리가 나오기 어렵다.병원에서 나오는 찬송음은… 정말… 맛이 없었는데 어쩔 수 없이 먹는다.
편도 수술 이틀째
오전 5시 – 투게더 아이스크림 오전 7시 30분 – 찬송음, 연두부, 간장, 두유 (병원에서 제공) 오전 11시 40분 퇴원
퇴원 전 진료 때 확인한 편도 상태의 목젖이 엄청나게 붓고 편도선이 있던 자리에 고름이 끼어 있었다.낮 12시 30분 – 바나나 우유(바나나+우유+꿀) 오후 3시 – 나뚜루 녹차 아이스크림, 두유 오후 7시 30분 – 카스테라, 우유, 호박 수프 카스테라는 까슬까슬하게 삼키기 어렵고 우유에 담가 먹는 느낌으로 먹었다.
첫째 날보다 목소리가 잘 나오는지 소리를 지를 수 없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도 느긋하게.덕분에 남편이 잔소리가 잔소리 같지 않다고 좋아해.
편도 수술 사흘째
오전 7시 30분 – 치즈빵, 아몬드 두유 오전 10시 – 나뜰녹차 아이스크림 오전 11시 – 아이스티라미수라떼 오후 12시 10분 – 달걀죽, 연두부, 간장오후 6시 10분 – 호박국, 연두부, 간장
목에 뭔가 끼어 있는 느낌은 들었지만 처방받은 진통제, 진해거담제 등 열심히 먹으면 통증이 없었다.부드럽고 건더기가 없는 차가운 음식 위주로 먹어야 하며 남편이 열심히 죽과 국물을 끓여준다.하지만 자극적인 맛이 그립고 슬펐다.
편도 수술 4일차
오전 5시 53분 – 치즈빵, 아몬드 두유 오전 9시 – 투게더아이스크림 오후 12시 – 호박스프, 연두부, 깨드레싱 오후 6시 30분 – 달걀죽, 치즈빵, 아몬드 두유
이날부터 가래와 맑은 콧물, 기침이 심해졌다. 심지어 콧물은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줄줄 흐르는 정도였다.새벽이면 잠에서 깰 정도로 오한이 느껴져 ‘감기 걸렸나?’ 하는 생각이 든다.
편도 수술 5일차
오전 4시55분-바나나우유(바나+우유+꿀) 오전 9시-카스테라, 오트밀 두유 오후 12시21분-호박 양파 수프, 연두부, 깨드레싱 점심을 먹은 뒤 감기 기운이 있어 몸까지 내려갈 것 같아 병원에 연락하면 음식을 너무 차갑지 않고 미지근하게 먹어도 된다는 답을 듣는다.오후 6시 50분 – 요구르트, 꿀, 바나나, 치즈빵
저녁을 먹다가 감기 기운이 심해져 정말 혹시나 싶어 코로나 검사를 해본다.
음~ 양성 ^^..
편도수술 6일차+코로나19 확진 1일차
오전 5시 40분 – 아몬드 두유병원 영업시간에 맞춰 코로나 검사를 받으러 다녀왔다.그리고 곧바로 확인 판정이 나온다.목이 아프고 분노가 너무 심했어.마치 목에 누군가가 불을 지른 것 같다.
낮 12시 30분 – 식사대용 프로테인음료 오후 5시 28분 – 식힌 짜파게티 이날라면을 먹어도 될지 엄청 고민했는데 몸은 너무 아픈데 배도 고픈데 맛있는 거 못 먹는 슬픔이 폭발해 더 이상 모르는 짜파게티를 식혀 먹었다.짜파게티로 인해 편도에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
편도수술 7일차+코로나19 확진 2일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인지 편도 탓인지 목에 불이 붙는 느낌이 계속돼 귀가 막힌다.처방받은 진통제를 계속 먹었지만 효과는 길어야 2시간 정도밖에 지속되지 않았다.그래서 새벽에 자고 일어나기를 반복한다.
오전 7시 30분 – 요구르트, 꿀, 바나나 약을 먹기 위해 아침을 먹었지만 삼키기가 힘들어 두 입 먹고 포기한다.약을 먹고 다시 잠이 들었지만 통증이 줄지 않아 결국 119에 전화해 응급실에 방문해 중증진통제 처방을 받아왔다.(이때 통증은 편도 수술과 상관없이 오로지 코로나 증상이라고 한다.) 오후 6시 50분 – 브로콜리 참치죽 오후 11시 50분 – 식사대용 단백질 음료
편도수술 8일차+코로나19 확진 3일차
오전 8시 30분 – 브로콜리 참치죽 오후 12시 – 딸기 요구르트 오후 4시 12분 – 치즈빵, 아이스 바닐라라떼 오후 7시 28분 – 브로콜리 참치죽, 군만두, 김 오후 11시 – 티라미수떡
응급실에서 처방받아온 진통제의 효과가 좋아 통증은 예전처럼 느껴지지 않았다.브로콜리 참치죽만 먹을 때는 괜찮았는데 편도수술 8일차에 군만두는 조금 무리였던 것 같다.최대한 이빨로 부숴 먹었는데도 편도 수술 부위에 상처가 나는 게 보였다.(피는 아주 조금 나왔기 때문에 얼음찜할 만하다.)
편도수술 9일차+코로나19 확진 4일차
오전 10시 40분 – 딸기 푸딩 오후 5시 – 브로콜리 참치죽, 토마토 계란 볶음 토마토 외피 때문에 목이 조금 아픈 느낌.오후 9시 30분 – 새우, 감자튀김, 피망이 들어간 토르티야 피자 빼고 피자를 먹을 때는 목이 태연.
편도수술 10일차+코로나19 확진 5일차
오전 10시 – 토스트, 크림치즈, 딸기잼 구운 식빵은 까칠까칠한 느낌에 좋지 않을까 싶어 크림치즈와 딸기잼에 담가 먹듯이 먹는다.오후 4시 – 음료 요구르트 오후 6시 30분 – 잡곡밥, 돼지고기 김치찜, 카레, 메추리알, 부추무침, 오늘은 완전 일반식에 도전해본다.부피가 큰 고기는 삼킬 때 불편함을 느꼈지만 가능한 치아로 많이 씹어 먹으니 괜찮았다.부추무침과 김치찜은 매운맛이 강해 먹는 것을 포기한다.
편도수술 11일차+코로나19 확진 6일차
오전 11시 40분 – 토스트, 바나나, 크림치즈, 딸기잼, 따뜻한 바닐라라떼 오후 5시 10분 – 카레, 잡곡밥, 김치찜, 메추리알
일반식과 따뜻한(뜨거운 X) 커피를 마시는 것도 가능했다.
편도수술 12일차+코로나19 확진 7일차
오전 11시 40분 – 사과, 시리얼, 우유, 바나나 오후 1시 40분 – 라면, 김치, 얇게 썬 삼겹살, 따뜻한 바닐라라떼 오후 7시 – 돼지덮밥, 김치, 파프리카
코로나19 확진으로 인한 격리 마지막 날. 응급실에서 받은 진통제가 다 떨어져 먹지 못했는데도 아프지 않았다.또 편도선도 크게 개선돼 다양한 일반적인 도전이 가능했다.
이후 줄곧 일반식으로 밥을 먹고 있다.물론 아직 뭔가 덩어리가 큰 것을 삼킬 때는 이질감이 조금 있지만 수술 후 생긴 호르몬(?)도 많이 사라진 상태임을 확인하고 편도수술 14일차에는 불닭볶음면까지 먹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