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은 악일 뿐이다. 정도가 낮든, 심하든, 혹은 적당하든 차이가 없다.”
「정도는 제멋대로이고 경계도 애매하게 되었으니까.”
만약 더 큰 악과 작은 악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나는 어느 쪽도 선택하지 않겠다.
출처 : 넷플릭스 게롤트의 우직하고 딱딱한 성격을 아는 대사와 차갑고 이질적인 외모를 볼 수 있는 포스터. 위 대사는 위처게임 속에서 나오는 대사로 드라마에서도 비슷한 맥락의 단어를 예고편에서 볼 수 있다.소설로 시작됐지만 우리에겐 게임으로 유명한 최고의 위처 게롤트가 12월 20일 헨리 카벨의 얼굴을 빌려 넷플릭스로 등장한다.
무뚝뚝하고 노련한 중년미로 잘 알려진 게롤트였기에 헨리 카벨은 너무 젊은 거 아닌가 했는데 위 포스터와 메인 예고편에서 헨리 카벨이 연기한 게롤트의 목소리에 매우 높은 만족감을 느꼈다.
위처 게임을 이미 접하고 우리 게임을 넷플릭스가 망치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는 팬들을 위해 말하는 것은 넷플릭스의 CG 실력이나 사운드의 경우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싶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영상도 예전에 비해 비약적으로 수준이 높아졌고 제작에 데어데블과 엄브렐러 아카데미의 작가/프로듀서로 참여한 로렌 슈밋이 있어 보는 눈이 즐겁다는 것을 의심치 않는다. 그리고 <위처3>라는 최고의 디자인 레퍼런스가 있기 때문에 어중간한 CG나 그래픽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예고편에서 보여준 모습도 색감과 분위기가 잘 잡힌 것 같아 기대된다. 하지만 게임보다는 원작소설에 초점을 맞추고 판타지보다는 공포 쪽으로 장르로 나온다고 하니 보기 전에 알아두는 것이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다.
참고로 <위처> 게임과 마찬가지로 예고편에서도 전쟁, 살인, 괴물 사냥 등 고어틱한 장면을 볼 수 있다. 이런 일을 꺼리는 사람에게는 별로 추천하지 않는다구. 아마 적나라하고 기분 나쁜 장면 묘사가 많이 나올 거야.
▲ 배우 아니카로트라 (왼쪽)와 게임 중인 예니퍼 (오른쪽) (사진출처:iMDb/’더위처3′ 공식 포럼)
다만 위처 특유의 어둡고 농염하고 매혹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예니퍼가 등장하는 장면이 게임과는 분위기가 다른 것 같다. 많은 이들이 원해 온 에버그린(위처3 이미지)과 아냐카로트라(드라마 예니퍼)의 간극이 크기 때문에 아나칼로트라 배우 특유의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위처3의 느낌 그대로 간다면 역효과만 날 것 같다. 게임에서 본 제니퍼의 매혹적인 모습도 예고편에 잠깐 나온다.
▲배우 프레야 앨런 (왼쪽)과 게임 속 시리 (오른쪽) (사진출처:iMDb/’더위처3′ 위키백과)
시리(실리라 공주) 역할을 맡은 프레이아 알렌의 경우도 게임에서 보던 이미지와는 달리 나타난다. 개인적으로는 좀 더 연약한 모습으로 나온 것이 가장 큰 특징이 아닌가 싶다. 아직 시리가 검술과 무술을 수련하기 전의 모습만 영상으로 공개돼 있어 다른 것은 몰라도 E.L.F.의 피를 이어받아 큰 키, 뚜렷한 이목구비를 보여준 게임 내 시리와 드라마 시리의 모습은 이미지상 많은 차이를 보여준다.
이 밖에도 트리시, 프린질라 비고 등 예상을 깨고 나온 분이 많지만 캐릭터 설정에 관해 원작을 게임과 다르게 해석한다고 해서 흥망을 가릴 수는 없는 노릇이니 개봉 후 배우들의 활약을 기대해 보는 게 옳다고 본다.위처에 관한 넷플릭스에서 공개한 정보와 몇몇 뉴스를 보면 시즌1의 메인 스토리는 게롤트와 Siri의 만남을 다루고 스토리 진행상 그 두 사람의 만남 전까지는 위처 등장인물의 환경, 생각을 보여주며 위처의 독특한 세계관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담을 것 같다. 그래서 게롤트와 시리의 만남은 빨라야 5회, 늦으면 8회는 돼야 볼 수 있는 것 아닌가 싶다. 넷플릭스 제작진은 현재 원작자와 시즌2를 위한 계약을 완료하고 드라마를 제작 중이라고 밝혔다. 시즌2의 개봉일은 2021년으로 추측된다. 여담으로 시즌7까지 나갈 수도 있다는 얘기도 있다.
시즌마다 길다 보니 왕좌의 게임인 아리아와 블랑처럼 Siri도 배우의 성장과 함께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든다. 지금은 청년 게롤트를 맡고 있지만 중년미의 게롤트를 연기하는 헨리 카벨 역시 재미있는 광경이 될 것 같다.
2019년 초~중반까지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영화들이 혹평을 받아왔다면, 최근에는 v-워, 결혼이야기, 6언더파그라운드, 아이리쉬맨 등 다양한 작품들을 선정하고 있으며, 특히 지난 10월에 나온 ‘더킹: 헨리 5세, 아이리쉬맨’의 연출과 구성도 상당히 좋은 수준으로 올라간 것 같다.
왕좌 게임이 끝난 지 7개월이 되는 지금, 중세의 분위기와 판타지를 모두 아우르는 요소인 <위처>가 공개되는 대로 볼 예정이다. 헨리 카벨의 연기와 목소리로 절반은 먹고 살았고 몇몇 예고편을 보면 볼수록 잘 만든 부분이 보여 기대가 된다. 그리고 한 시즌에 800억원 정도를 들었다고 하니 연말에 볼만한 질 좋은 드라마가 나와 기쁘다.
2019.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