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7.02.-11.] 편도염&폐렴 입원 일지

편도염으로 입원한 사례가 대부분 아동이고 성인이 편도염으로 입원한 소감문은 별로 없었기 때문에 꼭 남기려고 기억을 추려본다.

일단 6월부터 여기저기 아팠어.몸살로 장염으로 매일 밤 열이 나고 배탈이 자주 났다.

그러다 조금 건강해져서 무리하게 밤을 새워 수원 답사를 갔다가 수원역 쇼핑까지 돌아오고 몸이 아팠다.종강한 지 며칠 만에 생리가 시작됐고, 그냥 이걸로 몸이 훨씬 안 좋았나 싶어 닭가슴살을 먹으면서 강원도 여행도 다녀왔다.

1,2고터 지하푸드/3바이트 휴게실 6월 29일 여행 마지막 날 아침부터 목이 쓰렸다.그곳에서 도착해 병원에 갔다가 편도염 진단을 받았다.약을 먹으면 나을 것 같아서 먹을 것을 사서 안성으로 돌아왔다.목은 점점 아파졌고 사온 음식은 거의 버렸다.침 삼키는 것조차 힘들었기 때문에 적당히 먹고 약만 제대로 먹으면서 낫기를 기다렸다.

7월 1일 출근했다. 목이 아파서 말을 잘 못했지만 정신없이 근무는 했다.밤 12시까지는 친구들과 전화도 하고 편의점에서 사온 죽도 먹고 좀 나을까봐 잤다.새벽 3시 너무 아파서 울면서 깼어.그렇게 아파서 울었던 게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오랜만이었다.울다 보면 저절로 침이 목구멍으로 흘렀는데 그게 너무 아파서 다시 울어서 계속 반복했다.겨우 침착하게 택시를 불러 응급실로 가야 할지 고민했지만 주말+새벽 응급실 비용이 무서워 해가 뜨기를 기다렸다.

7월 2일 안성성모병원 진료를 받으러 가니 목에 증상이 있다면 코로나19 검사를 먼저 해야 한다고 해서 코로나19 검사 후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염증과 부기 상태가 심해 음식 섭취가 어려운 상황이라 입원을 권유받아 그렇게 하기로 했다.이것저것 입원 전에 검사를 하고 입원 준비물을 가져와야 해서 집에 들렀다.집에 언제 갈 수 있을지도 모르고 대신 해줄 사람도 없어 쓰레기 정리와 청소도 하고 짐을 싸서 다시 병원에 갔다.(이날 택시비만 6만원 쓴 것 같다.) 오자마자 열을 쟀는데 열이 39도였다.간호사가 어지럽지 않느냐고 물었지만 목이 너무 아프고 열이 나는 줄도 몰랐다.항생제와 해열진통제를 맞고 갑자기 건강해져서 허락을 받고 편의점에 가서 이것저것 사왔다.애매한 시간에 입원해서 밥이 안 나왔어.먹자마자 배가 불러서 거의 남기고 잤어.그리고 자다가 먹은 걸 다 토해냈다.

7월 3일 아침에는 약만 먹었는데 그것마저 다 먹었다.결국 밥은 먹지 않고 수액으로 받기로 했다.지금까지도 너무 아파서 물을 꿀꺽꿀꺽 마시는 게 소원이었어.

7월 4일 죽부터 먹어보기로 했어.병원에 편의점도 없고 자판기도 없는데 외래 영업시간만 있는 카페가 있어서 가서 스무디를 마셨다.이틀만에 아무거나 입으로 먹으니까 살맛이 있었다.이날까지 중간에 열이 나서 계속 해열진통제도 맞았는데 이날 이후로는 열이 나지 않은 것 같다.CT 바늘이 너무 두꺼워서 아팠어. 다시는 찍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조영제가 들어오는 느낌도 싫었다.

7월 5일 목의 염증과 부기는 남았지만 말할 때나 음식을 먹을 때 큰 불편은 없어졌다.이때 팔에 바늘 때문에 여기저기 멍이 들고 신기해서 사진을 찍어놨는데 이때는 몰랐다.입원 생활이 훨씬 길어지면서 곳곳에 바늘을 찔리다니 그 뒤 사진은 징그러워서 찍지 않았던 것처럼 낮부터 묘하게 산소포화도가 90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고 기침이 나기 시작했다.

<ahref=”https://kr.freepik.com/photos/heart”> Heart 사진은 DCSTudio-kr.freepik.com이 제작한 </a> 7월 6일 아침 회진 시 담당 의사가 검사를 몇 가지 해보고 이상이 없으면 퇴원하자고 했다.이것저것 찍고 집에 갈 생각을 하니 즐거워서 기다렸는데 담당 의사가 와서 실망한 소식을 전하고 갔다.폐렴이 의심되는 것과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커지고 있어 검사를 진행해야 했다.폐렴도 폐렴인데 심장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하자 갑자기 겁이 났다.엑스레이를 보여주셨는데 제가 봐도 정상 사진에 비해 심장이 3배는 컸다.충격적인 소식을 듣고 침대에 와서 검사를 보내기 위해 피를 뽑는데 잘 쏘이지 않는 간호사 선생님이 와서 너무 아프고 눈물이 났다.정말 어디가 나쁜지 무서워서 피를 빼고 울었던 것 같아. 가뜩이나 보호자도 없이 혼자 있어서 더 무서웠다.CT와 초음파를 봤는데 다행히 심장은 초음파를 보면서 심장에는 이상이 없다고 바로 말해주셔서 안심이 됐다.저녁 회진 때 폐렴 확진이니 이번 주 안에는 퇴원이 불가능할 것으로 알고 있으라고 하고 갔다.산소포화도는 80 미만으로 떨어졌고 산소통이 끼었다. 찍어놓은 게 없어서 사진을 가져왔는데 저걸 착용하고 있으면 정말 아픈 사람 같았어. 저거 고무 냄새 나서 밥 먹을 때는 빼고 있었어. 하루정도 끼고 있어서 다음날 정상에 왔어.

7월 7일 이때부터는 별다른 일 없이 집에 가는 것을 포기하고 병원생활을 즐겼다.이곳 내분비내과 선생님은 아침 5~6시와 오후 5~6시 회진된다. 밤 10시쯤이면 다들 자는 분위기여서 나도 이 생활 패턴에 익숙해져서 좋았어. 건강한 생활습관.. 퇴원해서 딱 일주일 갔다.밥은 별로 맛이 없는 병원밥. 링거를 뽑아 쟁반을 가져오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손등에 바늘을 꽂았을 때는 너무 위험해 보였는지 앞자리 할머니 보호자분이 대신 가져다 주셔서 감사했지만 병원 생활 내내 항생제 부작용인 설사 때문에 고생은 했다.이것은 다른 약도 듣지 않고 낫고 항생제를 끊지 않으면 없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그리고 자기 혈관이 찾기도 어렵고 약한 혈관이다 보니까 링거를 새로 넣거나 피를 뺄 때 간호사님들이 고생을 많이 하셨다.겨우 꽂아두어도 금방 막혀 터져서 바꿔야 했고, 계속 반복했다(입원 10일 만에 30발은 충분히 찔린 것 같다).1일과 5시 회진&기상&혈빼기|6시 아침식사|8시 엑스레이 촬영|12시 점심|17시 회진|18시 저녁식사|22시 취침

지난 7월 8일 편도염에 걸린 이후 3시간 넘게 한꺼번에 잔 적이 없었는데 이날 8시간 내내 잤다. 오랜만에 푹 잤더니 너무 개운해서 자랑한다.지금까지는 목이 아프고 침을 삼킬 수 없어 침이 고여 계속 깨어 있었지만 자연스럽게 침이 옮겨갈 정도로 회복되자 잠이 잘 들었다.

7월 9일 토요일인데도 아직 폐에 물이 고여 있다. 그래서 주말까지 있어보라고 해서 남았어.

7월 10일은 정말 몸이 좋아진 것 같았다.(일요일이라 엑스레이로는 확인할 수 없었다)

7월 11일 퇴원할 정도로 회복되었다고 하니 드디어 입원 10일 만에 퇴원!! 일주일 뒤에 다시 오기로 외래를 잡고 퇴원했다.

가려내는 병원비는 대체로 100 이하였다.진료비 상세 내역서 18장 나와서 보험사에 찍어서 보내기가 너무 귀찮았다.

7월 15일인 이날부터 다시 출근하기 때문에 출근 전 아침에 병원 외래를 보러 들렀다.혈액을 빼고 엑스레이를 찍고 혈액검사 결과 45분 걸린다고 해서 근처 시장에 돈가스를 먹으러 왔다.마시다가 갑자기 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급하게 마시느라 맛이 기억이 안나.진료실에 들어가면 선생님이 항상 꾸물거리는 걸 보고 건강하게 걸어오니까 건강해 보여서 좋다고 해주시고 검사 결과 목도 폐도 너무 예쁘게 나았다고 해서 먹은 약도 이제 안 먹어도 되고 병원에 안 와도 된다고 해주셨다.기념으로 점심에 비싼 거 먹고 내 인생에 입원이라는 건 고등학교 3학년 때 혀에서 혹을 빼려고 1박 2일 입원했을 뿐인데 혼자 열흘 입원했다가 퇴원까지 하니까 정말 어른 같았어(?) 고생했어.저 자신이 처음에는 그냥 갑자기 입원한 적도 있고 2~3일 있는 줄 알고 보호자라고 부르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오래 있어서 지루했다.가장 불편했던 것은 병원에 편의점과 자판기가 없다는 것…(22년 7월 기준) 보호자가 없으면 처음 들어갈 때 많이 가져가세요.환자복을 입고는 밖에 나가지 못하게 한다.그리고 저는 바늘을 매우 싫어합니다.편도염 간단하게 봤는데 인생에서 제일 아팠던 기억이 났어.건강을 잘 챙겨 살아야겠다고 느낀 10일이었다.

경기도 안성시 시장길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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