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위 이야기] ‘광년’과 ‘파섹’을 넘어 별을 따옵니다.

밤하늘을 더 아름답게 만드는 별은 감성적인 문구로도 자주 활용됩니다.”저 하늘의 별을 따줄게”처럼 말이죠.사실 별은 멀리 떨어져 있고 크기도 거대해 ‘별을 따온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그만큼의 노력과 정성을 은유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우주는 거대한 규모 때문에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단위로는 감이 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특히 거리에 관해서는 미터로는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오늘은 넓은 우주의 거리 단위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가장 빠른 빛도 1년을 달려야 한다

우리에게는 미터라는 단위가 있습니다만, 실제로 우주에서 미터를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우선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달까지의 거리만 약 38만4400km이기 때문입니다.물론 킬로(k) 이상의 접두어를 붙여 기가미터(Gm), 테라미터(Tm) 등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일상에서 잘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우주에서는 새로운 대상을 기준으로 한 단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대표적인 예로 천문단위(astronomical unit기호:au) au는 지구와 태양 사이의 평균 거리 자체를 단위화한 것입니다.au는 국제단위계(SI)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국제단위계(SI)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단위입니다.* 지구의 공전 궤도는 정확한 원형이 아니므로 평균 거리를 사용합니다.

그럼 1au는 얼마나 될까요? 1au를 미터로 환산하면 149,597,870,700 미터입니다.대략 1억 5000만 km에 이르는 거리인데요.시속 300km의 KTX를 타고 가도 약 57개월이 걸리는 거리입니다.

이처럼 너무 먼 거리 때문에 이동 속도도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기준보다 빠른 대상이 필요했습니다.그래서 뽑힌 게 ‘빛’입니다.초속 30만 킬로미터라는 가장 빠른 속도로 이동하기에 거리를 나타내기에 적합했습니다.

1초에 30만 km를 이동하는 빛은 1년 동안 약 9조 4607억 km를 이동합니다.이 총거리가 광년(lightyear, 기호:ly)입니다.우리가 잘 아는 애니메이션 영화 ‘토이스토리’ 시리즈의 ‘버즈 라이트이어’가 우주복을 입고 있는 이유 또한 이 때문입니다.닐 암스트롱과 함께 달에 처음 상륙한 버즈 올드린과 라이트 이어(광년)를 합친 것입니다.

1광년은 약 6만 3000au에 해당합니다.그렇다면 왜 천문단위(au)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광년을 사용할까요?이것은 태양계의 한계에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au도 정말 먼 거리이지만 태양계는 우주의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태양 다음으로 가장 가까운 항성인 ‘프록시마센타우리(Proxima Centauri)’까지 약 4.2ly이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안드로메다 은하까지 약 254만ly입니다.빛의 속도로도 몇 년, 그리고 수백만 년을 달려야만 도착할 수 있는 거리입니다.

중학교 중퇴자가 올려다본 하늘

종종 천문학에 관한 뉴스를 접하는 경우가 있습니다.500광년 떨어진 지구형 행성 발견, 250만 광년 떨어진 새로운 은하단 발견 같은 소식입니다.이걸 보면 문득 의문이 생깁니다.빛의 속도로도 수백 년 이상 나아가야 할 별의 위치를 어떻게 계산하는 것일까요?

이렇게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물체의 거리를 측정할 때는 각도를 이용합니다.특정 물체를 앞에 두고 왼쪽 눈을 가리고 보는 위치와 오른쪽 눈을 가리고 보는 위치는 다릅니다.이 차이를 ‘시차(parallax)’라고 합니다.

이 시차를 이용하면 삼각측량으로 물체와의 거리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이때 필요한 것은 오른쪽 눈과 왼쪽 눈의 시차, 그리고 오른쪽 눈과 왼쪽 눈 사이의 거리입니다.우리는 지구의 공전을 이용하여 시차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우선 6개월 간격을 둔 별의 시차가 필요합니다.별을 1년간 관측하고 가장 시차가 큰 두 시차값을 이용합니다.예를 들어 1월에 가장 시차가 큰 경우는 7월의 시차값을 이용하고, 3월의 경우는 9월의 시차값을 이용합니다.6개월 동안 지구는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고 정반대편에 위치하기 때문에 각각 오른쪽 눈과 왼쪽 눈으로 관측한 것과 같습니다.그리고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는 1au인 것도 알고 있습니다.이를 바탕으로 별까지의 거리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시차는 물체와의 거리가 멀수록 작아집니다.별의 경우 아주 작은 시차가 발생합니다.따라서 시차가 1(초, 1°/3600)일 때 그 별과의 거리를 1퍼섹(parsec, 기호: pc)으로 정의합니다.파섹은 시차를 뜻하는 ‘parallax’와 초를 뜻하는 ‘second’를 합친 단어로 1pc는 약 3.26ly입니다.광년보다 긴 길이를 기준으로 하는 단위입니다.현재는 더 먼 우주를 관측하여 키로파섹(kiloparsec)과 메가파섹(megaparsec)과 같은 단위를 사용하기도 합니다.*ly와 pc는 au와 달리 국제단위계와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공식적으로 허용된 단위가 아닙니다.

이 측정 방법은 공전을 이용하기 때문에 ‘연주 시차법’이라고 불립니다.연주 시차법을 처음 제안한 사람은 독일 천문학자 프리드리히 베셀(Friedrich Wilhelm Bessel)입니다.

베셀은 어렸을 때 라틴어를 배우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14살에 학교를 그만뒀어요.항해사를 꿈꾸던 베셀은 항해 원리와 수학, 지리 등을 독학으로 공부하며 핼리 혜성의 궤도를 계산했습니다.이에 주목한 천문학자 오르벨스(Heinrich Wilhelm Mattihas Allbers)의 도움으로 베셀은 릴리안탈 천문대에서 조수로 일하게 됩니다.

이후 베셀은 1837년 8월 백조자리 61번을 관측했고 꾸준한 관측을 통해 6개월 간격의 연주 시차를 구했습니다.이를 통해 베셀은 61번째 별의 연주 시차가 0.314ᄋ으 ある인 것을 계산했습니다.이것은 10.28ly에 해당하는 거리였습니다. 현재 알려진 61번 별과의 거리는 10.9ly인데 무려 183년 전에 측정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정확도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이를 기념하여 백조자리 61번은 베셀의 별이라는 별명을 갖게 되었습니다.

  • 참고 문헌 : 여러 가지 재는 단위의 이야기 (호시다 다다히코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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