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소통하고 즐기는 ‘좋은 어른’ [Cover Story] 배우 김영철 나이는 숫자

나이는 숫자일 뿐 소통하고 즐기는 ‘좋은 어른’

ⓒ READY ENTERTAINMENT

사타라 아저씨, 유튜브에 도전하는 미디어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더 이상 TV를 보기 위해 온 가족이 거실로 모이는 일도, 궁금증을 풀기 위해 책장을 찾는 일도 드물어졌다. 손 안의 휴대전화 하나로 모든 정보가 검색되고 보고 싶은 영상이 모두 실행된다. 특히 유튜브의 발전으로 콘텐츠 분야에서 시간 개념이 사라진 지 오래다. 불과 어제 만들어진 콘텐츠도, 수십 년 전에 만들어진 콘텐츠도 유튜브에서라면 언제든지 검색과 시청이 가능해졌다. 일각에서는 미디어의 발전으로 세대 간 소통 단절이 가속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지만 역설적으로 유튜브의 대중화는 하나의 콘텐츠로 세대 간 소통을 했다. 일례로 기자가 초등학생 시절 즐겨 보던 시트콤 순풍 산부인과와 대학생 시절 본 거침없이 하이킥은 2020년을 살고 있는 여덟 살짜리 조카도 유튜브에서 자주 본다. 한없이 멀게만 느껴지는 삼촌과 조카의 관계는 시간 개념을 초월한 유튜브 콘텐츠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그 간격을 좁혔다.

유행은 돌고 있다. 유튜브의 인기와 뉴트로 문화에 익숙해지면서 과거의 콘텐츠도 2020년 누군가에게는 새롭게 다가올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뜻밖의 인물이나 콘텐츠가 대중의 사랑을 받기도 한다. 오랫동안 명품 연기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배우 김영철도 최근 뜻하지 않게 강제 전성기를 맞았다. 드라마 야인시대 태조 왕건 영화 달콤한 인생 등 그동안 수많은 작품으로 대중을 웃기고 울렸던 유명 배우 김영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최근 세대가 떠올리는 그의 이미지는 드라마에 나오는 연기 잘하는 아저씨 이상도 아니었다. 하지만 2020년 4월, 지금 세대에서 배우 김영철은 이들 사이에서 최고의 ‘인기자’가 됐다. 그의 과거 캐릭터와 작품들이 유튜브에서 재조명되기 시작했고, 지금은 그가 해 온 연기와 대사 하나하나가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광고계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것은 물론 아이돌 중심의 가요 시상식에 참석해 어느 가수보다 뜨거운 함성을 이끌었다. 이제 그는 강제로 자신에게 전성기를 만들어 준 유튜브에 직접 뛰어들었다. 2020년 4월 화제 메이커가 배우 김영철을 직접 찾아간 이유이기도 하다.

사진=김갑찬 기자

요즘 인기를 실감하고 있는지 “물론이지.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고맙고 삭타라 아저씨라고 부르는 아이부터 동네 한 바퀴를 잘 보고 있다며 손을 잡아주는 노인까지, 배우 김영철을 좋아하는 팬들도 남녀노소의 구분이 없어졌다. 너무 과거의 캐릭터나 대사가 인기가 높아져 배우로서의 정체성이 사라지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 정도다. 하지만 많은 분이 좋아하시기 때문에 더 낮은 자세로 진지하게 다가가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

유튜브의 영철 마블 채널 역시 인기라며 주변 지인들도 유튜브 채널 오픈 뉴스에 깜짝 놀랐다고 한다. 비록 유튜브를 시작하기에 적지 않은 나이였지만 많은 분의 사랑과 관심을 무기로 지금이 아니면 평생 할 수 없을 것 같아 용기를 내서 도전을 시작했다. 지난해 말부터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데 일단 반응이 나쁘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신인 유튜버로서 기존 연기활동과 비교해 유튜브만의 매력은 무엇인가 유튜브는 대중의 피드백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신규 콘텐츠가 업로드되면 즉각 반응이 뜨겁다. 유튜브 콘텐츠는 생방송은 아니지만 연극무대에서 관객들 앞에서 연기하듯 대중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 대중도 드라마나 영화 속 배우 김영철이 아닌 사람 김영철의 솔직한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 아닐까?

头 유튜브 채널 ‘영철마블

그렇다면 유튜브에서 보여주고 싶은 모습 역시 배우가 아닌 김용철씨의 모습인가」당연하다. 유튜브도 방송이다. 방송은 진정성이 최우선이어야 한다. 지금까지 배우로서 진지한 연기를 보여 주었다면 유튜브에서는 인간 김영철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줄 것이다. 멋있어 보이려고도 하지 않고 빨리 가려고도 하지 않는다. 제작진에게도 늘 강조하는 부분이다. 함께 사는 동네 이웃 같은 모습을 진지하게 보여줄 수 있다면 더 많은 사람이 좋아할 것 같다. 단순히 즐거움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즐거움은 물론 잔잔한 감동과 고마움, 배려까지 진심을 담으려 한다.

영철마블로 이루고 싶은 게 있으면 유튜브 콘텐츠를 만들면서 새로운 도전이 즐거워졌다. 평소 알고 지내던 선후배들과도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대학생 동아리 친구들과도 어울리며 이들의 삶을 살았다. 그동안의 콘텐츠 말고도 최근 시작한 사타라 데이트라는 콘텐츠로 많은 분들과 진솔한 대화를 나눠볼까 한다. 영철마블 채널에서 단기적으로 달성하고 싶은 곳은 우선 구독자 10만 명이다. 고맙게도 7만 명 가까이 구독해 주고 있는데 10만 구독자를 달성하면 오랫동안 피우던 담배도 끊을 생각이다. 또 좋은 기회가 있으면 구독자와 함께 모여 팬미팅이나 만남의 자리도 마련하려고 합니다.

ⓒ READY ENTERTAINMENT

동네 일주를 걸으며 세상을 논하고 손가락 터치만 하면 모든 것이 가능한 시대다. ◆그렇다고 시간이 길어진 것은 아니다. 세상은, 점차 변화해 간다. 대부분의 빌딩들 사이에서 시간을 보내는 우리에겐 잠시의 휴식도 쉽지 않다. 천천히 동네를 한 바퀴 돈 것도 생각난다. 마을이라는 말까지 낯설게 된 지금, 냉혹한 정글 같은 무한경쟁 속의 우리는 어쩌면 이런 느림의 미학과 소중함을 잊었는지도 모른다. 김영철의 거리 일주가 대중의 사랑을 받는 것 역시 속도를 강조하면서 잃어버린 무엇인가를 찾고 따뜻한 위안을 얻기 위해서가 아닐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며 함께 즐기고 소통해 모두와 공감할 수 있는 배우이자 사람이 되고 싶다는 김용철 배우의 말이 궁금해 질문을 이어갔다.

「김영철의 마을일주」의 이 정도의 인기를 예상했는가」제작진이 처음 연락을 요청했을 때는 15분 분량이었다고 한다. 취지는 좋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15분 분량으로는 메시지 전달이 어려울 것 같아 거절했다. 하지만 제작진에서는 오히려 내가 힘들 것 같아 15분 방송을 제안했다며 1시간 분도 가능하다고 했다. 낯선 포맷이라 걱정도 됐지만 다행히 반응이 좋아 정규 편성이 됐다. 김용철 동네 일주의 가장 큰 매력은 사람이다. 정해진 에피소드보다 동네를 걸으며 만나는 사람들의 숨은 이야기 속에 희로애락이 모두 담겨 있고, 이런 이야기를 모두가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어 사랑받는 듯하다. 나 역시 이 프로그램으로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간 마을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마을이 있으면 「지금까지 다닌 마을이 다르다. 마을의 느낌도 냄새도 사람도, 심하면 담장의 형태도 다르다. 그러나 사람이 가진 생각은 모두 똑같았다. 따라서 지금까지 다녔던 65개 동네가 모두 기억에 남는데 굳이 하나를 꼽는다면 평택을 찾았을 때 우연히 만난 일가족이다. 손자와 할아버지, 할머니가 함께 사는 집이었는데 이들과 함께 저녁을 먹으며 나눈 이야기를 들으니 절로 눈물이 났다. 세 살 때 화재로 부모를 잃은 손자는 조부모의 손에 자라 할머니를 어머니라고 부르고 싶을 정도로 무한한 사랑을 받으며 성장했다. 그 손자는 지금까지 모은 돈으로 조부모를 해외여행을 보내곤 한 어엿한 청년이 됐다. 이처럼 사람 사는 방식이 다 비슷해 보이지만 속마음을 들어보면 이처럼 슬프지만 아름답고 힘들지만 희망에 차 있다. 이렇게 동네를 걸으며 사람들과 사는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것이 우리 프로그램의 존재 이유다.

사진=김갑찬 기자

처음 무대에서 연기로 대중과 소통했던 순간을 기억하는가?물론 최불암 선생이 주연한 연극 엑스트라에서 1인 6역을 맡았다. 민중봉기를 다른 작품들이라 총도 쓰고 무기도 옷도 다채롭게 갈아입었던 기억이 난다. 작은 역이었지만 무대에서 내려오자 기쁨이 있었다. 주인공도 아니었고 연기도 잘 몰랐지만 당시 희열을 느끼지 못했다면 지금까지 배우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작품 선택 시에 주안점을 두는 부분과 자신이 생각하는 연기의 정답이 있으면 「우선 연기는 숫자로는 대답할 수 없다. 연기에는 표현할 수 없는 많은 것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성실성과 솔직함은 물론 그 사람이 지금까지 살아온 과정과 사고방식 등이 모두 조화롭게 연기로 표현된다. 개인적으로 작품 선택 과정에서 고려되는 부분은 해보지 못한 역이다. 다양한 역할과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배우의 본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오랫동안 연기 활동을 해왔지만 지금까지 해보지 못한 역은 거의 없는 것 같은데, 특히 의사 역을 맡아본 적이 없어 이 부분은 좀 아쉽다.

연기 방송 유튜브로 대중과 활발히 소통하는 한국 사회의 화두가 소통이다. 스스로도 소통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더 많은 사람과 올바른 소통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의사소통은자기의이야기를많이하는것보다상대방의이야기를먼저들어주는것이우선이라고생각한다. 연기나 방송, 최근 시작한 유튜브에서도 자신의 이야기보다 남의 이야기를 먼저 듣고 공감하려 했다. 지금 세대 간 단절이 심해 젊은 친구들은 기성세대를 노인이라며 거리를 둔다. 나이는 숫자 개념일 뿐 함께 생각하고 대화하다 보면 어린 친구나 내 생각도 같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시대의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포기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무엇을 하든 세상에는 쉬운 일이 없다. 그리고 공짜도 없다. 내가 받으면 언젠가 갚아야 하고, 갚으면 다시 돌아오는 게 인생이다. 세계에 서둘러 대응하기보다 여유 있게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면 언젠가는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

인터뷰를 마치고 최근 코로나 사태로 고통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1억원을 기부한 배우 김영철의 통 큰 행보를 들을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이번 코로나의 가장 큰 피해지역인 대구광역시는 그의 고향이기도 해 그의 선행은 더욱 화제가 됐다. 박씨는 “기부 당시에는 익명을 고려했지만 해당 단체에서 중견배우의 기부가 더 많은 선량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해서 공개하게 됐다”며 “동네 일주를 촬영하면서 그동안 만났던 동네와 사람들의 모습이 떠올라 안타까운 마음에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자 했습니다. 모두가 힘든 시기인 만큼 서로를 격려하고 함께 극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은 개개인의 면역력과 위생을 강화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이번 바이러스는 역시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고 확신하며 모두 함께 활짝 웃는 날을 맞았으면 좋겠습니다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화제메이커 김갑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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