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노래 이용우 집사와

영화 <극한직업>에는 ‘고반장’이라는 중년 형사가 등장합니다. 그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있지만 아무리 세게 맞아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능력’입니다. 범인을 따라 깊은 상처를 입어도 매번 불굴의 의지를 발동하고 다시 일어납니다.

영화를 보다 보면 이용우 집사(54)가 떠올랐어요. 이 집사는 지난주에 복통 때문에 병원에 가서 수술까지 하고 나왔어요. 담낭(담낭)에 생긴 담석과 염증이 복통의 원인이었습니다. 결국 담낭을 제거했어요. 저는 이 집사가 한 달은 집에서 요양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아무래도 배를 잘랐기 때문에 수술 부위가 가라앉을 때까지는 움직일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일주일정도 지나서 안부전화 했더니 벌써 회사에요. 조금 화가 났어요.

쉬어라, 왜 벌써 출근하셨어요! 정말 멈출 수가 없네요.괜찮아 움직일 수 있어.뭐…(뭐라고 해도 소용없다는 걸 알고 있어서 그 다음 말이 생각나지 않았어요.) 나 정말 쓸모없는 놈이 됐어(웃음). 교우들에게 전해줘. 기도해줘서 고맙대. 덕분에 깨끗이 나았다.

이 집사는 4년 전에도 큰 교통사고를 당했어요. 3개월 이상 입원해 있고, 상당히 복잡한 접합 수술도 여러 번 실시했습니다. 교회 어르신들과 병문안을 갔더니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지 못해 죄송합니다”라며 대수롭지 않게 농담을 던졌습니다. 그 후에는 당뇨병 진단을 받고 매일 주사를 맞고 식단 관리를 합니다. 이번에도 황달 증상이 있어 수술하면 할 수 없기 때문에 설전고투했다고 합니다. 시력이 좋지 않아 병역면제가 된 이야기는 교회 전설처럼 전해지고 있습니다. 건강한 곳이 있는지 궁금할 정도예요.

청년부 생일파티 / 2018년 코소보 선교여행 청년 이용우(왼쪽에서 두번째)와 중년이 된 김희선 권사, 이용우 집사 부부

한편으로 존경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온몸이 고장나고 부서지면서도 수십 년간 가정을 돌봤고 노부모를 맞아 두 딸을 대학 공부까지 시켰기 때문입니다. 교회생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드문드문 참석하시는데 교회 역사의 큰 굽이마다 이용우 집사님이 오셨습니다. 오랫동안 변함없는 모습으로 교회를 지키셨습니다.

중년은 힘든 자리인 것 같아요. 위아래를 지키는 허리 역할을 하기 때문에 온몸이 상처투성이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건강이 무너지고 자신감은 떨어집니다. 꿈을 말하기엔 늦은 것 같고, 그렇다고 쉬기에는 아직 책임져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요. 명절 때는 어르신들께 선물을 드리고 크리스마스 때는 아이들에게 선물을 줍니다. 중년이 선물받는 날은 없어요. 지갑만 열게요. 놀러갈 때도 노인과 아이들이 중심이에요. 중년은 찬밥이에요. 중년도 사람이라 때로는 외롭습니다.

이번주는 중년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냅니다. 겨우 말뿐이지만 조금이나마 위로와 격려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수고했어요. 당신의 노력과 헌신 덕분에 지금 우리가 행복해요. 그러니까 언제든지 다시 일어서세요.

2021년1월31일 이규혁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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