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유아사 마사아키: 우에다 레이나(아유미 무토), 무라나카 토모미(코모토), 사사키 유코(마리무토), 테라소마 마사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일본 침몰 2020’은 1973년 ‘코마츠 사쿄’의 소설 ‘일본 침몰’을 원작으로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애니메이션. 73년 소설이 나온 뒤 76년과 2006년 영화화돼 만화를 비롯해 TV 드라마, 라디오 드라마 등 다양하게 제작됐다. 그리고 2020년 도쿄올림픽 개최에 맞춰 유아사 마사아키가 설립해 데빌맨 크라이베이비(18), 밤은 짧으니까 걸어 아가씨야(17)를 제작한 사이언스 SARU에서 제작을 맡은 작품.<일본 침몰 2020>의 내용은 육상선수 유망주 ‘아윰’은 올림픽을 위해 훈련하던 중 지진이 일어나 동료들이 모두 죽어 버렸습니다. 어렵게 가족을 만난 뒤 일본을 탈출하기 위해 긴 여행을 떠난다는 내용으로 총 10개 에피소드로 구성돼 있다.
‘사이언스 SARU’ 특유의 도안이 잘 살아있고, 무엇보다 에피소드 1에서 지진이 일어나도 긴장하지 않는 모습에서 잦은 지진이 오히려 일본인에서는 보통 일어나는 일 중 하나로 치부하고. 에피소드 2에서 생각지도 못한 인물의 죽음이나, 3에서 단지 좋은 인간만 있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등. 에피소드 초반은 꽤 흥미롭게 그려진다. 인물의 죽음을 비장하게 그리거나 화려하고 과장되게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지도 못한 사건들과 연결돼 하나둘 리타이어시키는 과정이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그로 인한 감정도 잘 절제된 편이고. 그런데 이 애니메이션의 장점은 마침 초반까지다. 중반 이후부터는 긴박한 상황임에도 신흥 종교가 메인 이야기로 나올 정도로 전개가 갑자기 멈춘 느낌이다. 물론 종말에 가까워질수록 가장 먼저 나타나는 것이 종교이긴 하지만 극중 이 종교는 비판의 대상이 아닌 주인공 가족이 상실의 아픔부터 잊지 않겠다는 설정으로 드러내고 있어 과거에 집착하는 일본인을 그리고 있지만.
일본침몰 2020 Japan Sinks: 2020 일본침항 2020
주인공의 가족과 조우하는 유고슬라비아의 다니엘이나 에스토니아의 카이트 등. 의외로 주변국인 한국이나 중국보다 다른 나라를 끌어들인다. 물론 유고슬라비아는 극중에서 나라가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하겠지만요. 에스토니아의 ‘카이트’는요?결국 <일본 침몰 2020>은 도쿄올림픽이 개최할 때 맞춘 영화인 만큼 한계성이 뚜렷한 애니메이션이다. 비판적으로 먼저 접근하지만. 결국은 그래도 일본이라는 설명을 하는 것이다. 에둘러 자화자찬인 셈이다. 작화는 사이언스 SARU의 유이사 감독 특유의 사실적 미장센과 과장된 인물이 의외로 잘 배합돼서 좋은데. 이 역시 중반 이후부터 작화가 심하게 붕괴된다. 가뜩이나 과장되는 인물이 작붕으로 더 손상되니까….뒤로 갈수록 만들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 가운데 한반도가 받는 타격은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그 속사정이 깊게 그려지지 않고 이야기 전개에서 긴장감만 떨어뜨리는 역할을 한다. 나중에 갈수록 일본에 대한 자신에 대한 비판이 지나쳤다고 생각했나. 아니면 일본을 비롯한 평화를 기획한 탓인지 슬슬 굿판이 솟아오른다는 것도 단점. 물론 그 와중에 순수 혈통의 일본인만 배에 태우려는 집단도 등장했고요.’고’ 랩 배틀을 통해 일본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하는데. 이것도 장점이 있다는 식으로 설명하고. 스스로 자립해 극복할 수 있다고 하는 전개로 나아간다. 뭐… 그 정도는 이해가 되고. 원작 소설에서 유랑민족이 돼버리는 모습과는 정반대로 자신들만의 나라를 다시 세우겠다는 것도 그냥 넘어갈 수는 있지만. 실제로 일본이 침몰하면 가장 먼저 주변국과의 관계가 생길 텐데. <일본 침몰 2020>은 철저히 배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