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종 아무것도 하지 않고 드라마를 보던 시절이 그립고 지친 몸임에도 불구하고 저녁에 모든 일을 마치면 너무 무언가를 보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아무튼. HBO 미드를 굉장히 선호하는 편인데 최근에 본 미드 중에 왜 시즌이 연장되지 않았는지 굉장히 아쉬운 연식이 된 미드가 있어서 추천해 보려고 한다.<뉴스룸>은 총 시즌 3으로 마감되며 시즌당 회차도 짧아 바로 볼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이러한 미국 드라마가 너무 마음에 든다.
자본주의 사회에 좌우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 사실 언론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정치권 눈치도 봐야 하고 시청률이 올라가지 않으면 광고가 들어오지 않으니 자극적으로 꾸미거나 해야 하고 공영을 지키면서 시청자에게 알 권리를 주는 건 생각보다 너무 외롭고 어려운 길이다.
뉴스룸은 그 길을 가려는 언론인을 다루고 있다. 시청률이 떨어지면 예민해져 주변 사람들을 괴롭히는 마담 앵커 윌 역으로는 제프 다니엘스가 맡았고, 그를 다시 진정한 언론인으로 거듭나게 한 것은 윌과 사랑을 하고 결혼까지 약속했지만 바람을 피워 헤어지고 잠시 떨어져 지낸 매켄 지역을 에밀리 모티머가 맡았다. 드라마는 윌이 진행한 대담에서 맥킨지를 힐끗 보고 속내를 꺼내 신랄하게 비판하다 사고를 낸 그 순간부터 다루고 있다. 자신에게 상처를 준 매킨지는 싫지만 결국 함께 일하게 된다. 여기에 서로 엇갈리는 사랑 이야기가 함께 나오는 드라마인데 시즌3까지 너무 재미있게 봤다. 조금만 더 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아마 다시 시즌을 연장하는 건 뉴스룸 팀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게 아닌가 싶다.
익숙한 배우들도 나오고 처음 보는 낯선 배우들도 나오지만 주인공 윌 역의 제프 다니엘스는 아마 댐앤더머에게 해리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전혀 상상이 안가는데 지적이고 멋진 역할도 너무 잘 어울린다. 여기서 윌은 한 여성에게 순정을 바치며 똑똑한 검사까지 지냈고 앵커로 전향해 탑을 찍는 엘리트로 나온다.
매킨지로 출연한 뉴스룸 총괄 PD 에밀리 모티머는 얼굴을 보자마자 “익숙했지만 낯설었다”고 생각해 떠올린 영화가 있었다. 나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것은 <나에겐 너무나 사랑스러운 그녀>에서 따뜻한 현수 역! 아워 이데아 브라더에서 남편의 사랑을 찾는 언니 역을 맡았다. 전반적으로 사랑이 가득한 역을 맡았지만 이 드라마에서도 일에서는 빈틈이 없지만 사람들을 따뜻하게 감싸며 윌이 올바른 언론인으로 거듭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축이 이 둘의 사랑이 이루어지느냐 안 이루어지느냐로, 바람난 매킨지를 몇 년이 지나도 용서 못해 3년인가 6년인가… 난리지만 사실 윌이 그토록 매킨지에게 철벽을 친 건 너무 사랑했다.여기 나오는 뉴스룸 직원들 다 사랑에 바보들…
수석 PD 역의 짐 하퍼는 자신의 부하인 매기를 좋아하지만 매기는 이미 돈 키퍼라는 다른 시간대 총괄pd와 사귀고 있어 매기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필사적으로 숨긴다. 하지만 사실 매기도 짐을 좋아해. 그럼 그냥 헤어지고 둘이 사귀면 될 것 같은데 매기는 돈에 도저히 그럴 수 없고 짐도 둘 사이에 끼어 떼어놓을 수 없다. 그러다가 돈이는 매기의 베스트 프렌드를 짐에게 소개했고, 매기는 질투하며 아닌 척 연기. 그래서 친구와 의절하는 사이까지 된다. 사랑하면서 계속 스쳐가는 역할인데 보는 내내 가슴이 미어진다. 여기까지는 흔한 사각관계 같아. 하지만 다시 유혹하지만 돈은 사실 슬론이라는 경제 앵커가 좋다. 슬론도 돈을 좋아하지만 돈은 매기를 상하게 할 수 없기 때문에 표현하지 않고 슬론은 돈이 아니라고 하니 그냥 시도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돈과 붙이는 것은 사실 서로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거의 의리로 서로 남아서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뭐하는 거야… 이 인물 중 최악이 바로 매기였지만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도 없고, 짐이 그녀와 헤어지려고 할 때마다 옆에서 빨리 가서 사과해라 뭘 하라고 하면서 자신은 무조건 둘이 잘 되길 바라는 것처럼 행동한다. 한두 번도 아니다. 왜 베프가 매기와 절연했는지 아주 이해할 수 있다. 베프는 매기가 짐을 좋아하는 것을 알고 피하려 하지만 매기는 절대 아니다. 자기는 절대 마음이 없으면 너무 싫다는 사람을 억지로 연결시켜준다. 그런데 이 짓을 해서 베프란과 그렇게 돼놓고 짐의 다른 여자친구가 생기면 똑같은 일을 또 하고 있다. 이건 거의 병;;;; 나는 너에게 마음이 없어서 너의 사랑을 100% 응원하고 있어. 정말이야. 난 너에대해 아무런 감정이 없어.를 표현하려고 계속 같은 실수를 저지르고 있는 매기 그것을 둔하고 둔한 짐이 결국 알아차려서 다행이야. 드디어 둘이 못 이룰 줄 알았어.
그래도 결국 뉴스룸은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 공정하고 진실한 뉴스로의 방향으로 계속 나아가려 했고 각자의 사랑은 돌고 돌아 제대로 가게 되는 끝맺음이었다. 거의 한 달 넘게 이 드라마를 가끔 봤는데 정말 잠을 잊을 만큼 너무 재미있었고 미국 뉴스 방식이나 정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흥미로운 드라마였다. 하우스 오브 카드 같은 드라마지만 좀 더 가볍고 캐주얼한 느낌.언론 쪽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꼭 봐주세요. 비슷한 느낌의 한국 드라마가 뭐가 있을까 생각해봤는데 그나마 방송 쪽의 <프로듀서> 정도가 아닐까 싶다.오~ 검색해보니 에미상 남우주연상도 수상한 힘이 있어~! 게다가 좀 놀란게 간판 앵커 자리는 정말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