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좀비영화를 논할 때면 으레 아쉬운 레지던트 이블(바이오하자드)의 첫 실사 시리즈 작품 <바이오하자드 더 시리즈>가 넷플릭스를 통해 지난 7월 14일 개봉했습니다. 사실 <레지던트 이블>은 영화에서만 무려 7편 이상 제작되어 우려스러울 정도로 졸인 작품인데요.
그럼에도 신작이 나올 때마다 꾸준히 흥행을 기록하며 프랜차이즈의 위력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개봉한 <레지던트위블: 라쿤시티>가 처참하게 실패하면서 밀라 요보비치가 없는 레지던트 이블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게 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원작과 전혀 다른 내용과 인물을 다루는 좀비 미드 <바이오하자드: 더 시리즈>에 대한 우려도 커질 수밖에 없었고, 예상대로 원작과 비교했을 때 실망스러운 완제품이 나오고 말았습니다. 단순히 킬링 타임용으로 감상하기에는 어떻게든 좋을지도 모르지만, <레지던트 이블>의 일부라고 생각해 보면 아쉬운 부분이 꽤 많거든요.

NETFLIX 바이오하자드 : 더 시리즈 Resident Evil
장르 : 좀비 드라마 개봉일 : 2022년 7월 14일 러닝타임 : 회당 50분차 : 8부작 국가 : 미국 스트리밍 : 넷플릭스 출연진 : 랜스 레딕, 엘라 발린스카, 시에나 아그돈타마라 스마트, 아델린 루돌프, 파올라 누네스 IMDB 평점 : 3.4점 로튼 토마토 평점 : 평론가 점수 53%

[줄거리] 2036년 초토화된 문명
넷플릭스 좀비 미드 <바이오하자드: 더 시리즈>는 현재와 과거를 번갈아 보여줍니다. 현재는 초토화된 문명을 배경으로 현장에서 제로(좀비)를 상대로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주인공 제이드를, 과거에는 뉴라쿤시티를 배경으로 제이드와 그녀의 쌍둥이 자매 빌리를 중심으로 바이러스가 퍼지게 된 과정을 보여줍니다.
먼저 현재 제이드는 딸을 위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T-바이러스를 연구 중입니다. 직접 제로를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언제 목숨을 잃을지 모르는 위험천만한 상황을 자주 경험합니다. 1회 기준으로 남편과 딸을 만난 지 6개월이 지났을 정도로 현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습니다.
현재 시점에서는 주인공이 위기에 빠지고 그 상황에서 벗어나는 내용이 단순히 반복된다고 보면 됩니다.

반대로 과거 시점에서는 제이드와 빌리의 고등학교 시절을 보여줬기 때문인지 약간 하이틴 장르다운 느낌이 섞여 있습니다. 고등학교가 배경으로 꽤 자주 나오거나 다른 친구들과의 갈등이 주된 사건이 되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엄브렐라 코퍼레이션의 비밀 연구 과정이 밝혀지면서 분위기가 전환됩니다.
개인적으로 좀비 사태의 진상을 보여주는 과거의 시점이 더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현재는 문제를 일으켜 제로에 쫓겨 탈출하는 내용이 반복된다면 과거에는 사건의 종류가 더 다양하다는 것일까요. 쌍둥이 자매와 아버지 사이에 숨겨진 출생의 비밀도 흥미로운 내용이었습니다. 넷플릭스 좀비 드라마 ‘바이오하자드: 더 시리즈’는 이처럼 현재와 과거의 분량을 반반 보여주며 전개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과거와 현재] 이럴 거면 순서대로 나열하면…
과거와 현재를 번갈아 보여주는 전개는 어떻게 연출하느냐에 따라 몰입감을 높이거나 낮출 수도 있습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개인적으로 시간대가 전환될 때마다 몰입하는데 있어 상당한 방해를 받는다고 느꼈는데요.
보통 과거와 현재의 전환을 자연스럽게 해주는 장치가 있기 마련입니다. 사진을 들여다보고 자연스럽게 사진 속 과거로 이어지는 장면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런데 좀비 미드 <바이오하자드: 더 시리즈>는 엉뚱한 부분에서 시간대가 바뀌기 때문에 상당히 부자연스럽고 흐름이 끊긴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주인공이 제로에 쫓기는 장면을 보여주다가 갑자기 과거로 돌아가 조용한 교실을 보여주는 장면에서는 격렬한 이질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된다면 시간대를 순서대로 나열해서 풀어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또한 과거 서사에 비해 현재 발생하는 사건들이 너무 단순해 재미를 반감시켰습니다. 제로에 쫓기는 장면이 반복되다 보니 별다른 재미도 없었고 이야기에 대한 흥미도 떨어졌습니다. 감상 중 2036년으로 전환하자 재빨리 다음 장면으로 돌리기도 했습니다.
또 하나 궁금했던 점을 이야기해보면 주인공 제이드의 답답한 행동이 끊임없이 이어집니다. 문제를 해결해 놓으면 이상한 일을 하고 또 다른 문제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주인공이긴 하지만 전혀 정이 안 나요. 후반부로 갈수록 그 정도가 심해지는데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너무 궁금했어요. CG도 저예산 느낌이 들어요.
어쩌다가 너무 짧은 말만 하게 됐는데 사실 영화 ‘레지던트 이블’을 생각하지 않고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작품이라는 걸 감안해보면 킬링 타임으로 나쁘지 않은 좀비 드라마입니다.
IMDB나 로튼 토마토의 점수는 바닥났지만 이 정도 점수를 받은 것은 원작 팬들의 팬심이 섞여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시즌2 제작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혹시 나오면 볼 수 있을 것 같은 좀비 미드입니다.
